1912년, 서대문구 옥천동 그곳에 시간이 멈췄다.
- 서울 HI
- 7월 16일
- 2분 분량
목차
시간이 멈춘 곳, 서대문구 옥천동의 1912년
집의 숫자에 담긴 이야기: 127필지의 비밀
땅 위에 새겨진 성씨들: 김씨, 이씨, 박씨의 흔적
단 한 필지, 일본인의 그림자
지금 왜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 할까?
문화재지표조사란 무엇인가?
서울지역에서 진행되는 지표조사, 표본조사, 시굴조사, 발굴조사의 차이
옥천동 같은 지역에서 문화재 발굴이 필요한 이유
성공사례: 서울역 인근 발굴로 밝혀낸 조선시대 도로망
어떻게 의뢰하고 어디에 연락해야 하나?
당신의 땅 아래 숨겨진 과거를 만나는 법
1912년, 그곳에 시간이 멈췄다.
서울 서대문구 옥천동. 지금은 복잡한 도심 속 주택가와 도로들로 가득하지만, 100년도 더 전인 1912년, 이곳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 시간을 멈춰놓은 듯, 그 시절의 옥천동은 조용했고, 넓었으며, 무엇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옥천동의 총 면적은 198필지, 무려 42,555㎡였다. 이중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대지는 127필지, 약 16,978㎡. 단순한 숫자 같지만 이 안에는 수많은 삶이 깃들어 있었다.
127필지. 한 집에 한 가족이 살았다고 가정하면 127개의 이야기가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필지를 소유한 성씨는 김씨였다. 무려 35필지. 이씨는 16필지, 박씨는 10필지. 그 외에도 다양한 성씨들이 이곳을 지키며 살아갔다. 땅이 곧 신분이고, 권력이며, 삶의 기반이었던 시절. 그들이 남긴 터 위에는 지금 우리가 걷는 길이 놓여 있고, 그들의 흔적은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곳곳에 묻혀 있다.
놀랍게도, 1필지는 일본인의 소유였다. 1912년, 조선이 일제의 강점 아래 있던 시기. 단 한 필지지만, 그 1필지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타국의 손에 넘어간 토지, 그리고 그 땅 위에 세워졌을지 모를 가옥은 당시 우리 민중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야기를 여기서 끝낼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도 서울의 많은 땅 아래에는 이처럼 숨겨진 역사가 무수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지금, 1912년 옥천동의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가?
바로 문화재지표조사 때문이다.
문화재지표조사는 쉽게 말하면 땅 아래 숨겨진 유적과 유물의 흔적을 찾기 위한 가장 첫 단계다. 흔히들 “발굴조사”만 떠올리지만, 그 전에 반드시 선행되는 것이 지표조사다. 표본조사, 시굴조사, 정밀발굴로 이어지는 이 과정은 단순히 땅을 파는 작업이 아니다. 우리의 뿌리를 찾고, 미래로 이어질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여정이다.
서울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아온 땅이다. 시청 앞에서 조선시대 도로가 발견되고, 강남 개발지에서는 백제시대 토기 조각이 나왔다. 그 모든 놀라운 발견은 우연이 아니라, 문화재조사기관의 정밀한 지표조사에서 시작되었다.
서대문구 옥천동도 마찬가지다. 개발을 앞두고 있다면, 건축을 준비 중이라면, 반드시 이 땅의 과거를 먼저 살펴야 한다. 혹시라도 수백 년 전 김씨 가문이 남긴 주춧돌이 남아 있다면? 조선시대 가마터가 지하에 숨어 있다면?
당신의 땅 아래에도 무언가가 남아 있을 가능성은 결코 낮지 않다.
사례 하나를 보자. 서울역 근처의 한 건설현장에서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되었고, 조선시대 도로망과 마을터가 발견되었다. 건설 일정은 조정되었지만, 그 자리에 놓인 유적은 서울시의 역사 교육 자료로 활용되었고, 결국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처럼, 문화재 발굴은 단순히 비용이 드는 일이 아니라, ‘가치를 찾는 일’이다.
서울에서 문화재조사를 의뢰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표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에 상담을 받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비영리 문화재조사기관, 서울문화유산발굴조사와 같은 기관이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법적 기준에 따라 정확한 조사 계획을 세우고, 시굴 및 발굴 단계까지 책임감 있게 수행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신이 생각하는 ‘평범한 땅’이 사실은 역사를 품은 터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옥천동의 한 필지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곧 당신의 땅, 당신의 프로젝트와 연결될 수 있다. 문화재를 보존한다는 것은, 단지 과거를 기록하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지금, 땅 위의 시간여행을 시작해보자.
출처: 서울문화유산 발굴조사 https://www.seoulherita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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