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렴동 1912년, 그 땅 위에 숨겨진 이야기 – 문화재 지표조사부터 발굴조사까지
- 서울 HI
- 9월 2일
- 3분 분량
1912년 도렴동, 그 한 장의 지도에서 서울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요즘 서울을 걷다 보면 번화한 거리와 높은 건물들 사이로 문득 옛것이 불쑥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다. 돌담 하나, 오래된 계단 하나, 그리고 이름만 들어도 어딘가 과거를 품고 있는 ‘도렴동’ 같은 지명처럼 말이다.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위치한 도렴동. 1912년 당시 이곳은 무려 151필지, 총 24,568㎡의 땅으로 구성된 작은 도시였다. 서울의 중심에서 이미 100년이 넘는 시간을 품고 있었던 도렴동은, 겉보기엔 조용해 보일지 몰라도 그 땅 아래엔 수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숨어 있었다.
지금은 ‘국무총리 공관’이나 정부청사 등이 위치한 행정 중심지지만, 당시 이곳엔 김씨, 이씨, 박씨를 비롯한 토지 소유주들이 모여 살았고, 심지어 미국인과 일본인까지도 각각 1필지, 2필지를 보유하며 머물렀던 국제적인 공간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과거에 이랬다’는 사실을 나열하는 것만으론, 서울 도렴동이 가진 의미를 다 담아내기 어렵다. 그 땅 속, 우리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곳에 남겨진 흔적을 찾기 위해 지금 필요한 건 바로 문화재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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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필지의 땅이 들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가 토지라고 하면 ‘땅값’이나 ‘개발’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론 그 안에 수백 년, 수천 년을 거쳐온 사람들의 흔적이 층층이 쌓여 있다. 도렴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1912년의 기록을 들여다보면, 가장 많은 토지를 보유한 성씨는 김씨로, 총 36필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어 이씨 21필지, 박씨 11필지, 최씨, 정씨, 윤씨 등이 나란히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은 단순히 숫자의 나열이 아니다. 이는 곧, 당시 도렴동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의 증거이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문화의 지층인 셈이다.
게다가 흥미로운 점은 미국인 1필지, 일본인 2필지가 당시 소유주로 등장한다는 것. 일제강점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시점에서 외국인의 토지 소유는 단순한 ‘거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도렴동이 단순한 주거지가 아닌, 정치·외교적 요충지였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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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도로 볼 수 없는 것들을 찾을 때 – 문화재 지표조사
문화재 조사라는 말을 들으면 ‘유물만 발굴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 시작은 지표조사다. 지표조사란, 땅을 파지 않고 지표면에서부터 문화재가 존재할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초 조사다. 건물을 짓기 전, 공사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로, 도렴동처럼 오랜 시간이 켜켜이 쌓인 지역에서는 필수 절차다.
서울은 특히 고대부터 수도 역할을 했던 도시인 만큼, 도심 곳곳에서 과거의 유물과 흔적이 발견된다. 도렴동은 행정의 중심지이자 조선시대부터 중요 시설들이 몰렸던 곳이기에, 단 한 번의 지표조사로도 역사적인 발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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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사례 – 도렴동 인근에서 발견된 서울의 과거
실제 도렴동과 가까운 지역에서 진행된 시굴조사에서 조선 후기의 건물터, 백자 조각, 생활유물 등이 다수 발견된 바 있다. 특히, 종로 인근의 경희궁 터 복원 사업에서 수많은 문화재가 쏟아져 나오며 서울시가 전면 재검토에 나섰던 일이 있다.
이런 사례는 단순한 역사적 흥밋거리를 넘어, 도시계획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만약 지표조사나 시굴조사를 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면? 서울의 수백 년 역사는 콘크리트 속에 묻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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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렴동, 지금이 바로 조사를 시작해야 할 타이밍
도렴동은 더 이상 ‘조사하지 않아도 될 땅’이 아니다. 오히려 서울의 정체성을 복원할 수 있는 열쇠를 쥔 땅일 수 있다. 문화재 조사라고 해서 학자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개발사업자, 건축주, 지방자치단체, 일반 시민 누구든 조사 의뢰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에서 문화재 발굴이 이루어지면 단순히 기록을 보강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적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지역 브랜딩, 관광 자원화, 역사교육 자료 등 무한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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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조사의 시작은 어디서? 어떻게?
서울에서 문화재 지표조사, 시굴조사, 발굴조사를 의뢰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공식 기관에 의뢰하는 것이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서울 문화유산 발굴 조사 기관(https://www.seoulheritage.org) 이다. 이곳에서는 전문가가 정확한 절차를 안내하고, 필요시 현장 방문 및 보고서 작성까지 일괄로 처리해 준다.
단 한 필지라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도렴동의 151필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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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발굴하는 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우리는 도시를 다시 짓고, 건물을 세우며 늘 ‘앞으로’를 이야기하지만, 그 앞이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선 ‘뒤’를 돌아봐야 할 때가 있다.
서울 도렴동. 1912년, 그 지도의 한 조각이 오늘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냥 덮고 가지 말고, 한 번쯤 들춰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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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 문화유산 발굴 조사 https://www.seoulherita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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