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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조사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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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의 숨겨진 이야기, 발굴조사와 시굴조사: 고고학 탐험의 첫걸음! 🕵️‍♀️

시굴조사 vs 정밀발굴조사 — 둘의 차이를 모르면 공사 일정이 무너진다


목차

1부. 땅을 파기 전, 당신이 받게 될 두 가지 조사

2부. 시굴조사 — 유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단계

3부. 정밀발굴조사 — 확인된 유적을 전면 분석하는 단계

4부.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 핵심 차이 한눈에 정리

5부. 시굴조사에서 정밀발굴조사로 넘어가는 구조

6부. 시굴조사에서 유물이 안 나오면 공사는 언제 시작하나

7부. 발굴된 유물은 어떻게 되나 — 보존 조치 세 가지

8부. 발굴 비용은 누가 내나 — 국비 지원 제도도 있다

9부. 발굴조사 결과를 가장 빠르게 마무리하는 방법

10부. 마무리 — 과거를 지키는 일이 공사를 살린다




1부. 땅을 파기 전, 당신이 받게 될 두 가지 조사

건설공사를 앞두고 지표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지역에 매장유산 유존 가능성이 있으므로 발굴조사가 필요합니다." 이 한 문장이 공사 일정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그런데 발굴조사라고 다 같은 발굴조사가 아니다. 발굴조사는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로 구분되며, 일반적으로 시굴조사를 실시한 이후에 이를 토대로 정밀발굴조사를 실시한다.  이 두 단계는 목적도 다르고, 범위도 다르고, 소요 시간과 비용도 다르다.

시굴조사에서 정밀발굴로 가는 경우와 시굴조사에서 멈추는 경우, 그리고 각 단계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 때 공사를 재개할 수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공사 일정을 현실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 글은 그 구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쉽고 정확하게 정리한다. 문화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라면 역사의 발굴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배울 수 있고, 건설 사업자라면 공사 일정 관리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부. 시굴조사 — 유적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단계



시굴조사는 말 그대로 시험 삼아 파보는 조사다. 정식 발굴에 앞서 해당 지역에 유물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분포하는지를 확인하는 예비 단계다.

시굴조사란 발굴허가를 받은 후 건설공사 사업 면적 중 매장유산 유존지역 면적의 10퍼센트 이하의 범위에서 매장유산의 종류 및 분포 등을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 부지를 다 파는 것이 아니라, 일정 간격으로 좁고 긴 도랑인 트랜치를 파서 단면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너비 1에서 2미터 정도의 도랑을 설치하여 유적의 분포 범위 및 빈도, 성격 등을 파악하는 것이다.

시굴조사의 목적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그 땅에 유물이나 유적이 실제로 있는지 확인한다. 둘째, 있다면 어느 정도 면적과 깊이에 분포하는지 파악한다. 셋째, 이를 바탕으로 정밀발굴조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한다. 시굴조사는 확신을 주는 단계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단계다.

시굴조사 및 정밀발굴조사는 반드시 국가유산청의 허가를 받아 실시하여야 하며, 매장유산 조사 범위가 넓거나 중요한 유적의 경우에는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발굴허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허가 없이 파기 시작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3부. 정밀발굴조사 — 확인된 유적을 전면 분석하는 단계

정밀발굴조사는 시굴조사를 통해 유적이 확인된 이후에 진행되는 본격적인 조사다. 전체 유적 범위를 대상으로 체계적으로 파내고 기록하는 과정이다.

정밀발굴조사란 국가유산청의 발굴허가를 받은 후 건설공사 사업 면적 중 매장유산 유존지역 면적 전체에 대하여 매장유산을 발굴하여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시굴조사가 10퍼센트 이하의 표본을 확인하는 것이라면, 정밀발굴은 그 전체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정밀발굴조사에서는 문화층이 발견된 깊이까지 덮인 흙을 제거하고 확인된 유구와 유물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한다. 단순히 유물을 꺼내는 게 아니라, 유물이 발견된 위치, 깊이, 주변 유구와의 관계, 토층 구조 등을 모두 정밀하게 기록하면서 진행한다. 현장에서의 발굴조사가 끝나면 유물의 복원과 실측, 사진 촬영 등을 시행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정리함으로써 고고학적 기초자료로 활용될 학술보고서를 발간한다.

정밀발굴조사에서 얻은 자료들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수백 년,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생활 방식, 건물 구조, 사회 조직을 재구성하는 데 쓰이는 1차 사료가 된다. 한 유적 현장에서 나온 유물과 기록이 이후 역사 연구와 전시, 교육 콘텐츠의 기반이 된다.


4부.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 핵심 차이 한눈에 정리



두 조사의 차이를 가장 실용적인 관점에서 비교하면 이렇다.

시굴조사는 유존지역 면적의 10퍼센트 이하만 파고, 정밀발굴조사는 유존지역 전체를 판다. 조사 범위만 보더라도 정밀발굴이 시굴보다 최소 10배 이상 넓다. 당연히 기간과 비용도 그에 비례해서 커진다.

시굴조사가 며칠에서 몇 주 단위로 진행되는 데 비해, 정밀발굴조사는 유적의 규모와 복잡성에 따라 몇 달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표본·시굴조사는 조사대상지역의 면적과 조사조건에 따라 산정되며, 발굴조사는 유적의 종류와 조사면적에 따라 산정된다. 비용도 마찬가지로 정밀발굴이 훨씬 크다.

목적도 다르다. 시굴조사는 "뭔가 있나 없나"를 확인하는 단계이고, 정밀발굴조사는 "있는 것을 전부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단계다. 시굴이 진단이라면, 정밀발굴은 수술이다.

조사 결과의 활용 방식도 다르다. 시굴조사 결과는 정밀발굴 필요 여부를 판단하는 데 쓰이고, 정밀발굴조사 결과는 보존 조치 결정, 학술 연구, 전시 콘텐츠 제작에 활용된다.


5부. 시굴조사에서 정밀발굴조사로 넘어가는 구조

시굴조사가 끝난다고 해서 정밀발굴이 자동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시굴 결과를 국가유산청에 보고하고, 국가유산청의 판단에 따라 정밀발굴 여부가 결정된다.

시굴조사 결과 국가유산이 없을 경우에도 국가유산청의 조치통보가 있은 후에 공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국가유산이 확인될 경우에는 정밀발굴조사로 전환될 수 있다. 즉, 시굴에서 유물이 발견되면 정밀발굴로 넘어가고, 유물이 없으면 공사 재개 조치 통보를 기다린다. 어느 쪽이든 국가유산청의 공식 통보 없이 임의로 다음 단계를 진행하거나 공사를 시작할 수 없다.

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매장유산 분포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작업인 정밀발굴조사는, 발굴변경 신청을 통해 시굴조사에서 정밀발굴조사 유형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전환 신청을 빠르게 처리하면 시굴 완료에서 정밀발굴 착수까지의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6부. 시굴조사에서 유물이 안 나오면 공사는 언제 시작하나



시굴조사에서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식만큼 반가운 것은 없다. 하지만 그것이 곧장 공사 시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시굴조사 결과 국가유산이 없을 경우에도 국가유산청의 조치통보가 있은 후에야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조치 통보는 시굴 완료 신고서를 제출하고 보고서가 검토된 이후에 내려진다. 이 과정에 통상 며칠에서 수 주가 소요된다.

조치 통보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시굴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구역별 기록을 미리 정리해두고, 완료 즉시 신고서와 보고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이다. 조사 완료 신고는 완료 후 20일 이내에 해야 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공사 재개를 앞당기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또한 국가유산청 담당자와 시굴 진행 상황을 미리 공유해두면, 공식 결과 통보 이후의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보고서가 제출된 다음에야 검토를 시작하는 것과, 이미 내용을 파악한 상태에서 공식 보고서를 접수하는 것은 처리 속도에서 차이를 만든다.


7부. 발굴된 유물은 어떻게 되나 — 보존 조치 세 가지

정밀발굴조사가 완료되면 발굴된 유물과 유적에 대한 보존 조치가 결정된다. 이 결정이 이후 공사 진행 여부와 방식을 좌우한다.

정밀발굴조사 결과 국가유산의 중요도에 따라 기록보존과 이전보존, 현지보존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현지보존은 발굴된 유산을 원래 자리에서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이다. 다시 흙으로 덮거나 외부에 노출시켜 보존한다. 현지보존은 국가유산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 현지에 보존하고 공사를 중지 또는 변경하는 조치다. 이 경우 건축 설계 변경이나 사업 취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전보존은 유산을 박물관이나 전시관, 또는 사업 부지 내 다른 위치로 옮겨서 보존하는 방식이다. 이전이 완료되면 해당 구역의 공사는 재개할 수 있다.

기록보존은 발굴 결과를 보고서와 사진, 도면 등으로 철저히 기록해서 남기는 방식이다. 현지나 이전 보존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내려지며, 기록이 완료되면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결과다.

발굴된 유물 자체는 고고학적 기초자료로 활용될 학술보고서 에 기록되어 보존되며, 중요한 유물은 국립박물관이나 지역 박물관으로 이관되어 연구와 전시에 활용된다.


8부. 발굴 비용은 누가 내나 — 국비 지원 제도도 있다

발굴조사 비용은 원인자 부담 원칙에 따라 건설공사 시행자가 부담하는 것이 기본이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유적 훼손의 원인을 만든 사람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다.

표본·시굴조사 비용은 조사 대상 지역의 면적과 조사조건에 따라 산정되며, 발굴조사는 유적의 종류와 조사면적에 따라 산정된다. 비용 산출은 국가유산청 고객지원센터의 조사대가 자동계산 프로그램을 통해 기준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국비 지원 제도가 있어서 모든 비용을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는 것은 아닌 경우도 있다. 소규모 건설공사에 해당하는 경우 진단조사인 표본조사와 시굴조사 비용을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으며, 정밀발굴조사 시 최대 3억 원 이내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이 지원 제도를 사전에 파악해두면 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현지보존이나 이전보존 조치에 필요한 비용도 국가나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었다. 보존 조치를 받은 사업자라면 이 지원 제도를 확인하고 신청하는 것이 좋다.


9부. 발굴조사 결과를 가장 빠르게 마무리하는 방법



발굴조사를 빠르게 마무리하는 방법은 이 시리즈에서 여러 번 다뤘지만,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이라는 두 단계의 구조를 이해한 후에 보면 더 구체적인 전략이 보인다.

시굴조사 단계에서 유물이 없을 가능성이 높은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을 사전에 파악해서 조사 자원을 집중 배분하는 것이 첫 번째 전략이다. GIS 데이터와 과거 발굴 사례를 활용해서 유물 밀집 가능 구역을 예측하고, 그 구역을 우선 시굴하면 전체 시굴 완료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시굴조사 결과 일부 구역에서만 유물이 확인된 경우, 확인된 구역에 대해서만 정밀발굴로 전환하고 나머지 구역은 공사를 먼저 시작하는 부분완료 전략을 활용하면 전체 일정이 단축된다.

정밀발굴조사에서는 발굴과 보고서 작성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시간 단축 방법이다. 발굴이 완료된 구역의 기록을 즉시 정리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두면, 전체 발굴이 완료될 때 보고서도 거의 완성되어 있다.


10부. 마무리 — 과거를 지키는 일이 공사를 살린다

시굴조사와 정밀발굴조사는 공사를 방해하는 규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발 아래에 묻힌 누군가의 삶을 기록하는 과정이다. 수백 년 전 이 땅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쓰던 그릇 조각, 집의 흔적, 길의 자취가 지층에 남아 있다. 발굴 과정은 그 흔적을 지우기 전에 최소한 기록으로 남기는 사회적 약속이다.

그 약속을 지키면서 공사 일정도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시리즈의 모든 글이 말하고 있다. 시굴조사의 구조를 이해하고, 정밀발굴로 넘어가는 조건을 파악하고, 보존 조치 결과에 따른 대응을 미리 준비하고, 국비 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발굴조사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접점이다. 그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대로 알고 준비하는 사람이 결국 건물도 올리고 역사도 지킨다.

이 글이 그 준비에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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