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영등포구 도림동 토지 이용 현황과 그 의미
- 서울 HI
- 9월 21일
- 2분 분량
목차
도림동, 1912년의 풍경을 열다
논이 차지한 비중과 당시의 농업 기반
집과 대지, 마을의 형성과 주거 공간
무덤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의 흔적
산과 임야, 자연이 남긴 영역
잡종지, 다양한 활용의 가능성
밭의 규모와 생활 경제의 중심
철도용지, 근대화의 상징적 흔적
도림동 토지 구조가 가진 역사적 가치
오늘날 문화재 조사와 발굴의 중요성

도림동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지금은 서울의 한 복잡한 도심을 연상하지만, 1912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곳은 전혀 다른 풍경을 품고 있었습니다. 총 1,108필지, 4,825,948㎡의 넓은 땅은 농업, 주거, 자연, 교통, 그리고 생활의 흔적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었고, 그 속에서 당시 사람들의 삶이 생생히 드러납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농경지의 비중이었습니다. 도림동에는 390필지 1,587,279㎡의 논이 자리했는데, 이는 단순한 식량 생산지를 넘어 공동체의 생활 리듬과 직결된 공간이었습니다. 논에서 시작되는 벼농사는 마을의 생계와 축제, 노동과 휴식을 동시에 규정하는 삶의 무대였던 것이죠.
주거 공간 또한 도림동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72필지 97,990㎡의 대지가 집을 품고 있었는데, 이는 지금의 아파트 단지가 아닌, 소규모 마을 단위의 가옥들이 모여 있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 그리고 이웃 간의 교류가 녹아든 공간이 바로 이 땅 위에 자리했지요.
또한 도림동에는 삶의 끝을 기리는 무덤이 있었습니다. 3필지 2,082㎡의 분묘지가 보여주듯, 마을은 죽음과 삶을 함께 품는 장소였습니다. 이 작은 수치는 당시 마을의 규모와도 연결되며, 공동체가 어떻게 선조를 기리고 추모했는지를 알려줍니다.
자연의 일부로 남아 있던 산과 임야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77필지 309,353㎡의 임야는 단순한 산지가 아니라, 나무와 약초, 사냥터와 같은 생활 자원이었을 것이며, 동시에 마을 사람들에게는 쉼과 경계의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잡종지는 159필지 1,368,432㎡로 꽤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 땅은 농업이나 주거에 속하지 않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방치된 땅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장터, 길, 혹은 공공적인 용도로 쓰였을 수 있기에 생활과 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밭도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406필지 1,444,829㎡의 밭은 채소, 곡물, 그리고 다양한 생활 작물을 길러내며 도림동 사람들의 식탁을 채웠습니다. 밭농사는 논과 함께 생활의 근간을 이루었고,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공존하던 시절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이 와중에 눈길을 끄는 건 철도용지입니다. 단 1필지 15,980㎡였지만, 이는 근대화가 이 지역에 스며든 강렬한 상징이었습니다. 철도는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바꾸었고, 도림동이 단순한 농촌 마을을 넘어 도시로 변모하는 길목에 서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이처럼 도림동의 토지 구조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100여 년 전 사람들의 삶을 담은 기록입니다. 논과 밭, 집과 무덤, 산과 철도까지, 이 모든 요소가 모여 도림동이라는 공간의 정체성을 만들었고, 그 흔적은 오늘날 문화재 발굴과 지표 조사에서 소중한 자료가 됩니다.
실제로 문화재 조사 기관들이 오늘날 이런 자료를 토대로 땅속에 숨은 유적을 발굴해내고 있습니다. 도로 하나, 건물 하나를 짓기 전에 반드시 이뤄지는 지표 조사와 시굴조사는 바로 이런 역사를 보호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성공적인 사례로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발굴된 조선시대 생활 유적들이 있는데, 당시 토지 이용 기록과 맞물려 새로운 역사를 밝혀내는 중요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도림동의 1912년 기록은 단순히 과거의 숫자가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뿌리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이며, 앞으로도 문화재 발굴과 연구에서 끊임없이 활용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입니다.
이제 우리는 과거를 단순히 지나간 시간이 아닌, 지금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합니다. 도림동의 땅이 품고 있던 논과 밭, 집과 무덤, 산과 철도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앞으로 서울의 문화유산 보존과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출처: 서울 문화유산 발굴 조사 https://www.seoulherita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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