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시간을 거슬러 용산구 서계동으로 가보자
- 서울 HI
- 6월 27일
- 2분 분량
목차
1912년, 시간을 거슬러 서계동으로
서계동은 얼마나 넓었을까?
그땐 집이 몇 채였을까?
밭과 땅의 비율, 그리고 삶의 풍경
누가 살았나? 성씨로 보는 마을 구성
조용히 들어온 외국인의 그림자, 일본인의 등장
서계동이 주는 오늘날의 시사점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1912년, 시간을 거슬러 서계동으로 가보자

서울 용산 한복판, 지금은 높은 건물들과 분주한 도심이 어우러진 그곳에, 한때는 조용한 논밭과 작은 골목길이 펼쳐졌던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이름은 ‘서계동’.
1912년, 우리는 그 시절의 서계동을 만나보려 합니다.
그 시절엔 스마트폰도, 지하철도 없던 때였죠. 하지만 사람들은 분명히 웃고, 울고, 살아갔습니다.
이제, 당신을 100여 년 전 서계동의 골목으로 안내합니다. 흙길 위를 걷는 기분으로 함께 걸어보시죠.
서계동은 얼마나 넓었을까?
1912년 당시, 용산구 서계동의 전체 면적은 216필지, 약 88,773㎡였어요.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안 올 수 있죠? 좀 더 쉽게 말하면, 요즘의 축구장 12개 정도 크기의 동네였습니다.
당시의 서울은 지금보다 훨씬 한적했고, 땅이 넓게 느껴졌을 거예요. 그 중에서도 서계동은 비교적 여유로운 공간이었고, 생활의 중심이 아닌 변두리 마을 같은 느낌이었죠.
그땐 집이 몇 채였을까?
서계동 전체 216필지 중 205필지가 ‘대지’였습니다. 대지란, 쉽게 말해 집이 지어진 땅을 말해요.
즉, 거의 대부분의 땅에 누군가는 살고 있었다는 뜻이죠.
총 대지 면적은 70,049㎡로, 마을 전체 면적의 약 79%가량이 집터였어요.
생각보다 꽤 촘촘하게 사람들이 살고 있었죠. 큰 저택은 드물었고, 대부분 단출한 형태의 가옥들이 골목을 따라 이어졌습니다.
밭과 땅의 비율, 그리고 삶의 풍경
나머지 11필지, 약 18,724㎡는 ‘밭’으로 쓰였습니다.
지금의 서계동에는 밭이라곤 상상도 못 하겠지만, 100년 전엔 이곳에서도 채소가 자라고, 곡식이 익어갔죠.
밭이 대지보다 훨씬 적었지만, 그만큼 소중한 생계의 터전이었고, 마을 사람들은 이 밭을 통해 계절을 느끼며 살았을 겁니다.
흙 묻은 손으로 수확한 무와 배추, 참깨와 고추. 이곳에서의 일상은, 도시의 삶이라기보다 농촌과 더 가까웠죠.
누가 살았나? 성씨로 보는 마을 구성
이제 마을 사람들을 살펴볼까요?
1912년 서계동에는 김씨가 36필지, 이씨가 34필지, 박씨가 22필지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성씨 지도를 보는 것 같지 않나요?
김씨, 이씨, 박씨는 조선 시대부터 이어온 대표적인 성씨들입니다. 이들의 비중이 높았다는 건, 이 마을이 조선의 색채를 짙게 품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각 성씨마다 고유한 족보와 문화가 있었기에, 작은 마을 안에서도 사돈과 친척이 얽혀 살아가는 ‘촌스러우면서도 따뜻한’ 공동체였겠죠.
조용히 들어온 외국인의 그림자, 일본인의 등장
하지만 이 마을에도 조용한 변화가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1912년, 서계동에는 일본인이 19필지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어요.
갑자기 튀어나온 숫자처럼 보이지만, 이건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1905년 을사늑약,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조선 전역에 일본인의 토지 점유가 증가하던 시기였어요.
서계동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그들의 존재는 마을에 서서히 ‘다른 공기’를 불어넣었죠.
이 땅의 변화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서계동이 주는 오늘날의 시사점
우리는 왜 100년 전의 서계동을 들여다봐야 할까요?
그건 과거가 단순한 흘러간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시 재개발, 문화유산 보존, 도시 계획… 이 모든 건 과거의 기반 위에서 결정됩니다.
1912년의 서계동을 알면, 오늘 우리가 사는 공간의 뿌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죠.
그것이 바로 도시의 역사를 읽는 이유입니다.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서계동의 이야기는 그저 오래된 통계나 기록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 속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있었고, 골목마다 이야기가 깃들어 있었죠.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건, 이 도시의 역사도 우리 삶의 일부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묻습니다.
“당신이 사는 그 동네는, 원래 어떤 모습이었나요?”
글 출처는 서울문화유산 발굴조사 https://www.seoulheritage.org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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